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

영화 카트> 비정규직 부당해고의 현실 실화

by 스윗롱롱 2024. 2. 24.
반응형

1. 영화 소개 : 2000년대 대형마트 까르푸 비정규직 대량해고

영화 카트 포스터

 

카트 영화는 대형마트의 계약직, 비정규직 직원들이 갑자기 맞닥뜨린 부당해고를 당하고 난 이후 이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하는 영화입니다. 

 

이는 2000년대에 있었던 초반의 까르푸 파업, 후반의 홈에버 파업이 모티프입니다.  우리나라에 할인점이라는 개념이 막 생겨날 즈음인 1994년, 까르푸가 최초로 한국에 들어와 "한국까르푸"로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우리나라 시장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고, 한국 정부의 유통업 부문 외국인 투자 개방화 정책에 힘입어 재무부로부터 480억 원의 투자인가를 받아 까르푸 중동점을 개점한 이후 외국기업으로는 사상 최고금액인 1조 2천억 원을 쏟아부으며 매장을 확장시켰습니다.

 

까르푸의 전성기였던 2000년대 말에는 국내 브랜드로는 부동의 1위였던 이마트와 함께 한국 내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가진 대형마트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직원 수는 7천 명에 달하는 성장을 하고 있었지만 회사의 성장과는 다르게 직원들의 노동환경은 좋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캐셔업무를 보는 직원들은 모두 파견용역형태로 고용했고, 이러한 고용방법은 저임금 고 노동을 목적으로 했습니다. 이는 까르푸의 모국인 프랑스에서는 금지된 사항이었습니다.

 

까르푸가 한국소비자들의 특성을 무시한 매대배치 등 현지화에 실패하고, 납품업체에 대한 심한 갑질로 CJ가 납품을 거부하는 등 납품기피 현상까지 발생했습니다. 이미지가 추락하는 악재들이 터지면서 한국까르푸는 한국에서 철수하고 이랜드그룹이 이를 인수하게 되면서 이름이 "홈에버(이랜드리테일)"로 바뀌게 됩니다.

 

까르푸가 운영할 당시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문제가 있었으나 이랜드에서 합병하는 과정에서도 개선 성과가 없었고, 이랜드가 비정규직 직원의 일부만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뒤 나머지는 무더기로 해고통보를 했습니다. 인수당시에는 기존직원 전원의 고용을 보장했으나 대량해고를 강행해 노동자들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농성은 장기화되었고 2008년 5월 홈플러스가 홈에버를 인수하고 난 뒤, 해당 장기근속자들은 무기계약직으로 홈플러스에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홈플로스는 18년도에 만 12년 이상 장기근속자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도 했습니다.

 

카트 영화는 이 사태들을 대단히 현실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얻었습니다.

 

대형마트의 부당한 대량해고를 다룬 웹툰으로는 네이버 웹툰에서 인기를 끌었던 최규석 작가의 <송곳>이 있습니다. 송곳은 JTBC에서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까르푸 파업, JTBC드라마 송곳 파업 장면

 

상영 시간 : 104분

개봉 : 2014년 11월 13일

관객수 81만 명

감독 : 부지영

출연 :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김강우, 도경수, 황정민, 천우희, 이승준

 

 

 

2. 줄거리 : 대형마트 비정규직의 현실 반영

매출 1위 마트 "더 마트"에 다니는 주인공 한선희는 5년 전에 입사하여 벌점 1점도 없이 일했고, 3개월 뒤 정직원이 될 예정입니다.

영화 카트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아웃소싱을 통환 직원들의 외주화로 직원들을 대량으로 해고합니다. 주인공 한선희를 포함하여 다량으로 계약해지 문자를 받습니다. 

영하 카트 : 부당한 대량해고

 

반성문 쓰느라 밥도 못 먹고, 연장근무를 해도 수당을 받은 적도 없는데 약속한 계약기간마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혼자서 아무리 말해도 씨도 안 먹히니 노동조합을 만들어 회사와 협상하기로 합니다. 

영화 카트 : 노동조합의 결성

 

자의는 아니었지만 선희는 노동조합을 대표하게 됩니다. 그러나 본사에서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일주일 내내 같은 시간에 기다려도 협상테이블에 조차 나타나지 않습니다. 파업을 강행하기로 의견이 모아진 때, 최 과장은 선희에게 노조를 하면 다른 마트에도 취직 못한다며 노조를 정리하면 정직원을 시켜주겠다며 회유하고자 합니다.

 

영화 카트 : 파업의 시작

 

하지만 현실은 회사와 협상할 일로 고객이 피해를 입어야 하겠냐며 고객에게 항의를 받고, 알바를 대체인력으로 고용합니다. 계산대 아래서 종이박스를 깔고 점거농성을 벌여 드디어 협상테이블에 앉습니다. 점거를 풀면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회사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점거농성을 이어갑니다.

 

더 카트 : 점거농성

 

노조원들은 각자의 사연을 갖고 있지만 다들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입니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혜미는 이전 직장에서 임신한 상태로 일을 했고, 입덧이 심해 야근을 못해 무리해서 일을 하다 유산을 했습니다. 이튿날 바로 출근해 일을 했지만 임신한 여직원에게 낮은 인사고과를 주는 불편한 현실은 정규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카트 : 죄 없는 사람 잡아가고 돈 있는 사람 지키는 게 경찰인가

 

회사는 점거농성을 해결하고자 마트의 전기를 끊고 경찰을 대동해 강제진압합니다. 뉴스에서는 노조의 불법점거로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70억 원 대의 손해를 입었다고 발표합니다. 

영화 카트 : 노조를 만들고자 한 강대리, 여사님들 휴게실 속 강대리

 

강대리는 정규직이지만 노조를 만들고자 했고, 회사는 진급으로 회유하고자 하지만 이를 거부하자 회사에서 잘립니다. 회사는 계약직들은 용역으로 바꾸고 정규직들은 연봉계약직으로 돌려 회사를 매각하고자 했습니다. 강대리는 노조를 합치고자 제안하고, 혜미는 책임지고 끝까지 싸울 자신 있으면 강대리가 노조위원장을 맡으라 합니다.

 

영화 카트 : 촛불문화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더 마트의 해고가 부당해고이므로 노조와 성실히 협상하고 해고된 직원들을 복직시키라고 명령했다고 합니다. 

 

영화 카트 : 회사의 대응

 

계약기간이 남은 직원이 23명이 안된다는 게 말이 안 되지만, 조합원 대부분은 기간명시가 되지 않은 백지계약서를 썼기 때문에 회사에서 마음대로 계약기간을 정한 것입니다. 집행부 3명에게는 손해배상 3억 원이 청구되었습니다. 급기야 회사는 노조가 모여있던 천막을 용역깡패를 풀어 부수고, 그 과정에서 혜미의 어린 아들이 다쳐 중환자실에 입원합니다.

 

선희 아들 태영이는 미성년자로 편의점에서 일했지만 약속한 두 달을 제대로 채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옆에 있던 여자친구가 홧김에 돌을 출입문에 던지자 사장은 태영이를 마구 때리고는 손해를 변상하라고 합니다.

 

 

 

3. 결말 : 보는 내내 답답했던 사회적 현실

미성년자 태영이는 알바비를 받지 못하자 억울해 잠을 이루지 못한 경험이 있고, 엄마 선희의 억울한 상황을 이해하게 됩니다. 선희는 노조였던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합니다. 다시 한번 마트에서 시위를 해보지만 용역깡패와 경찰이 동원되어 쫓겨납니다.

 

카트 영화는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카트를 끌고 무력 진압하는 용역깡패와 경찰들에게 돌진하면서 끝이 납니다.

영화 카트 : 마지막 장

 

실제로 대량해고와 노조탄압에 맞선 이들의 투쟁은 아주 오랫동안 계속되었습니다. 파업을 주도했던 노조지도부들이 복직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나머지 조합원 전원이 다시 일터로 복직되었습니다. 이는 지도부들의 희생으로 이뤄낸 절반의 승리였습니다.

 

영화 개봉당시 노동조합의 투쟁을 다룬 영화임에도 불구 의외로 20대 이하 관객들이 많았습니다. 12세 관람가인 덕분도 있었겠지만 엑소 도경수의 영화출연으로 여중고생 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고, 젊은 엑소 팬들이 노동자들의 고충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카트는 억울한 대량해고를 당한 노조원들이 겪는 현실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파업 투쟁이라는 소재때문에 영화 촬영 당시에도 대형마트에서 촬영장소를 대여해주지 않아 세트를 만들어 촬영하고 꽤 많은 부분을 CG로 해결했으나, 실외 집회 장면에서는 실제 노동자들과 공연 팀이 출연했습니다. 영화 중반부에 노조위원장과 대화를 나누는 변호사가 나오는데, 이 분도 실제 이랜드 사건의 노조 측 대리를 맡았던 김재광 노무사입니다.

 

영화 카트는 한국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할 미성년자 알바문제, 비정규직 문제, 노동자들의 권리와 부당한 현실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선희는 "저희가 바라는 건 대단한 게 아니라, 저희의 얘기를 좀 들어달라"라고 합니다. 영화에서 현실을 잘 반영했다고는 해도 일부만 보였을 뿐, 실제로는 영화보다 훨씬 더 심했다고 합니다.

 

여러 사회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