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공삼칠> 정당방위, 임신거부증

영화 이.공.삼.칠 포스터

 

1. 영화 소개

장르 : 가족, 드라마

등급 : 15세 관람

감독 : 모홍진

개봉일 : 22년 6월 8일

상영 시간 : 126분

출연 : 홍예지(정윤영 역), 김지영(윤영 어머니 경숙 역), 김미화, 황석정, 신은정, 전소민 

관객 수 : 7,458

 

영화 제목 '이공삼칠'은 주인공 윤영의 죄수 번호입니다. 이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당방위와 임신거부증에 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형법 제21조(정당방위) ①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는 정황(정황)에 따라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③ 제2항의 경우에 야간이나 그 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를 느끼거나 경악(경악)하거나 흥분하거나 당황하였기 때문에 그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임신거부증

임신거부증은 임신을 했음에도 '하지 않았다'라고 생각하는 병입니다. 임신 기간 중에 겪는 증상이나 신체적 변화를 겪지 않을 뿐 아니라 생리를 하기도 합니다. 산모가 임신을 부정하기 때문에 태아도 조용히 숨어서 없는 듯이 작게 자랍니다.

 

2. 줄거리 :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엄마한테 가서 살고 싶어요.

주인공 윤영은 19살로, 청각장애와 언어장애를 가진 엄마와 둘이 살고 있습니다. 윤영은 엄마에게는 비밀로 하고 학교를 그만둔 채 검정고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빨리 공무원이 되어 엄마를 편하게 해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친절한 줄만 알았던 공장사장은 엄마 경숙에게 윤영이 엄마를 닮아 예뻐진다며, 미성년자도 아니니 졸업 전에 자신한테 시집보내면 밤마다 즐겁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화가 난 엄마 경숙은 사장의 뺨을 때립니다.

 

술에 취한 공장사장은 알바를 끝내고 돌아가는 윤영을 성폭행합니다. 신고하면 엄마를 성폭행하고, 죽일 거라고 협박하면서 말이죠. 윤영은 "경숙 씨가 보고 싶네"라고 하며 자리를 뜨는 사장을 쫓아가 돌로 여러 차례 내리찍어 살해합니다. 윤영은 피해자지만, 가해자가 죽었기 때문에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고 살인자가 되었습니다.

 

흉기로 지정된 도구로 뇌수가 넘치도록 때려죽였기 때문에 정당방위가 아닌 상해치사의 판결로 윤영은 징역 5년을 선고받아 수감됩니다. 윤영은 엄마가 다치지 않아 상관없다며, 엄마에게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렇게 윤영은 이제 이름이 아닌 수감번호 '이공삼칠'로 10호실에 수감됩니다. 윤영이 10호실 사람들의 배려로 적응해 나갈 즈음의 아침 점호 시간, 윤영은 극심한 고통에 일어나지 못합니다. 감기인 줄 알았는데 임신이었습니다.

 

교도소 측의 배려로 편한 일을 하던 어느 날 윤영은 심한 복통에 쓰러집니다. 의사는 엄마가 아기를 거부하기 때문에 태아의 무게가 300g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임신한 지 6개월이나 됐는데 태아가 엄마의 마음을 알고 숨어있기 때문이죠.

 

시간은 흘러 재심 날이 되었습니다. 변론을 원하지 않던 윤영은 '사람을 죽인 것도 맞고, 성폭행당한 것도 맞으나 판사님이 시키는 대로 살다가 집에 가서 엄마랑 열심히 살겠다'라고 합니다. 꿈꾼 것처럼.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배심원들의 판결과 재판부의 판결로 형이 감경되어 징역 1년을 선고받습니다.

 

윤영은 자주 몸이 안 좋아져 의무실을 찾아가 진통제 처방을 받습니다. 먹고 가라는 의사의 말에도 참았다가 못 참을 것 같을 때 먹겠다며 진통제를 받아갑니다. 그리고 약통에 모아둡니다. 소리를 들어보니 꽤 모아둔 것 같습니다. 출산이 다가오자 윤영은 모아둔 진통제를 한 움큼 입에 넣습니다. "산모도 아이도 둘 다 죽는다"는 의사의 말에도 윤영은 힘을 주지 않습니다.

 

3. 결말 : "넌 꼭 예쁜 소녀가 돼야 해"

영화는 코스모스 꽃밭의 소녀와 부모님이 함께 있는 모습과, 윤영의 국가공무원 공채 면접시험 접수증, 그녀의 옷을 다리며 웃고 있는 엄마를 비추는 것으로 끝납니다. 아마도 윤영은 딸을 무사히 낳아 입양 보내고, 공무원 필기시험에도 합격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국영화라 그런지 감정이입이 잘 되어 쉽게 분노하게 된 영화였습니다. 윤영이 성폭행당한 장면을 보고, 영화스토리를 위해 임신됐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윤영을 감옥에 보내기 위해 성폭행 한 공장 사장을 돌로 수차례, 뇌수가 흘러나올 정도로 여러 번 내리찍은 장면은 다소 잔인하지만 그럴만한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겐 분노를 유발하는 상항 속 '사이다 장면'이라고 할까요?

 

정당방위라는 게 참 이상하다고 생각됩니다. 도를 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가해자보다 더 심한 폭력은 안되고, 상대의 피해가 본인보다 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이상합니다.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도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적당히 지켜야 한다는 거잖아요? 죽어 마땅하긴 하지만 그 어떤 이유로도 살인이 정당방위가 될 수 없다는 건 동의합니다. 딱 죽기 직전까지만 어떻게 안될까요?